24 July 2008

“과학문화재단, ‘과학창의재단’으로 9월 확대개편”

“과학문화재단, ‘과학창의재단’으로 9월 확대개편”
- 정윤 이사장 과실연 조찬모임서 밝혀


과학문화재단이 오는 9월 ‘과학창의재단’으로 새롭게 발족한다. 정윤 과학문화재단 이사장은 6월 11일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과실연(상임대표 민경찬) 조찬모임에서 “과학문화재단이 그동안 해온 사업 외에 창의적 인재육성과 수학과학교육과정의 개선 등 새로운 역할을 추가해 재단을 확대 개편하기로 교과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오는 9월경 과학재단 교육과정평가원 등의 일부 인력과 예산 등을 과학문화재단으로 가져와 ‘과학창의재단을 발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학창의재단은 현재 대치동 건물 외에 창경궁 부근의 서울과학관 건물도 창의적 인재육성 사업을 위해 활용할 계획이다.

정윤 이사장은 새 단장 하게 될 ‘과학창의재단’의 기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과학문화재단’이 추진 중인 국민의 과학기술 이해 증진 및 과학기술문화 연구 등의 기능은 유지된다. 여기에 추가되는 기능들로 과학기술 문화 창달 및 연구, 과학교육과정 및 창의적 인재육성 프로그램 개발, 그리고 창의적 인재 교육 전문가 육성˙연수 지원 등이 있다. 또한 과학기술 및 창의적 인재육성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예술 창작활동도 지원할 예정이다.”

정 이사장은 ‘과학창의재단’의 ‘창의’라는 개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창의적 발상에서 창의가 일어나고 그것이 창조로 이어지는 것이다”라면서 “‘창의’가 단순한 개념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리고 박지성 선수가 활약중인 영국 맨체스터유나이티드(맨유)를 예로 들면서 “박지성 선수의 개인적 능력도 뛰어나지만, 그가 활약중인 맨유의 퍼커슨 감독과 프리미어리그라는 축구 인재들이 가득한 공간 등 훌륭한 ‘장(場)’이 있었기에 박지성 선수의 능력이 빛을 발할 수 있었다”면서 “과학분야의 창의적 인재들을 위한 ‘과학의 장(場)’마련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수학과 과학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수학과 과학 교과과정 편성에 있어서도 과학기술 관련자뿐만 아니라, 경제나 문화 교육자 등 다양한 분야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도록 할 것이라 말했다. 과학자들만의 의견이 아닌 일반인과 다른 분야 전문가들에게도 문을 열어 과학의 장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과학문화재단이 새롭게 변화하는 만큼 참석자들의 관심도 높았다.
홍대길(사이유)대표는 “창의가 있으면 비창의도 있다”면서 “창의를 강조하다보니 자칫 엘리트 중심적이지 않나 생각된다”면서 “보편성 보단 수월성 위주가 되는 거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국민들에 대한 보편성을 없애겠다는 게 아니다”라며 “엘리트 중심이 아닌, 청소년이나 과학자, 일반인 등 모든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공주복 이화여대 교수(여성과학기술인 지원센터장)는 “창의적 인재육성을 논하기 이전에 초등학교에 과학전문교사를 배치하는 문제부터 생각해보라”고 주문했고 정이사장은 “초등학교에 과학교사가 없는 줄은 몰랐다”며 검토해보겠다고 약속했다.

‘과학창의재단’에 대한 얘기 외에도 정 이사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과학기술동향과 과학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견해를 언급했다.
정 이사장은 세계화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기술, 산업 뿐만 아니라 스포츠, 문화 예술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1등으로 거듭나야 됨을 우선 강조했다. “현재 세계경제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우려도 있지만 이런 우려 속에서도 선진국들은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며 우리도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 위해 이런 흐름을 감지하고 노력할 필요가 있음을 덧붙였다.
지구와 인류 차원에서 과학기술의 역할에 대한 언급이 이어졌다. 고유가 시대 속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체 에너지 개발 등 에너지 자원 문제와, 지구온난화, 식량문제, 핵˙미사일 감축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과학기술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리고 과학기술분야 발전을 위해 인력난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특히 “과거엔 국제사회가 종교나 전쟁, 이념 등이 주된 이슈였다면 지금은 세계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기술이 강조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이런 세계 분위기 속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정치나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 과학 인력들을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지원이 과학분야의 발전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 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 필요한 노력들에 대해 얘기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과학발전을 위해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이에대한 답으로 정 이사장은 ‘차기 과학 발전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 그리고 ‘정부와 민간, 그리고 대학이 연계되는 R&D’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30년간 정부주도 아래 이뤄진 경제성장 정책들과 함께 과학의 양적 발전이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양적 발전(Hardware)과 더불어 질적 발전(Software)이 균형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제발표를 마친 후엔 참석자들의 질문과 코멘트도 이어졌다.
조명제 회원은 “우리나라는 인력과 예산 모두가 부족하다”면서 “선진국들처럼 모든 분야에 투자하고 연구개발할 수 없기 때문에 무엇이 유망한 분야고, 실용화 될 수 있는지 나라가 선택해서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미래과학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 동의한다”면서 “미국은 35%, 일본은 15%, EU도 15% 정도 기술산업에 국가 역량을 투자하지만 우리나라는 3% 수준이다. 따라서 선진국보단 적은 예산이지만 국가가 R&D사업을 조정하고 선택할 분야를 선정하는 등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영숙(KIST)박사는 우리나라 영재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공계 영재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이미 교육개발원이나 국가차원에서 영재교육을 위한 노력들이 진행중이다”면서 “그동안의 영재교육이 선행학습 차원에서 생각됐다면, 앞으로는 심화학습 측면을 강화하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할 거 같다”며 영재교육 개발 프로그램 등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경찬 과실연 상임대표(연세대 대학원장)는 "올해 초 교육과학기술부를 만드는 과정에서 비과학기술계가 과학기술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라면서 "앞으로 과학기술 발전에 있어, 과학기술만의 관점 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관점도 필요한 만큼 '과학창의재단'이 과학과 비과학계의 소통과, 과학문화를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과실연이 출연연과 대학의 통합, 고유가 행진 속에서 에너지위기의 해결방안 등에도 관심을 갖고 앞으로 대안제시 및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선 과실연 웹진 기자(webzine@feelsc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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