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January 2012
[기자의 눈]2012년 과학은 죽었다
2012년 01월 04일
2008년 ‘무자년(戊子年)’은 잔인하게 시작됐다. 적어도 과학기술계에는 그랬다. 그해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18부였던 중앙정부 조직을 15부로 축소하는 내용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마련했고 2월 국회는 이 안을 통과시켰다.
사라진 3부에 과학기술부가 포함됐다. 과학은 교육인적자원부로, 기술(공학)은 산업자원부로 찢어졌다. 과학기술계는 망연자실했다. 변화에 대한 기대보다는 무모한 시도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앞섰다.
4년이 지났다. 2012년 ‘임진년(壬辰年)’의 시작은 2008년보다 더 우울하다. 이젠 아예 부처에서 과학기술을 찾기가 어렵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과학기술은 ‘사실상’ 죽었다.
교과부 내 순수 과학기술 조직은 달랑 실(室) 하나만 남았다. “그 많던 과기 공무원들 어디 갔냐”는 푸념이 나올 정도다.
교과부는 올해 업무보고 자료에서 핵심추진과제를 소개하면서 교육에는 13페이지를 할애했지만 과학기술은 4페이지로 끝냈다. 그마저도 ‘교육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인재 양성이 대부분이다.
새해 처음 열린 교과부의 올해 예산 설명에서 교육과 과학기술의 불균형은 더욱 명확해졌다. 올해 교육에는 45조4911억 원을 투입하는 반면 과학기술에는 4조1154억 원이 투입된다. 교육‘과학기술’부라고 불리는 게 무색할 정도다.
교과부도 할 말은 있다. 작년 3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 10월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출범하면서 과기 공무원들이 대거 빠져나갔다. 당연히 과학기술 업무량도 줄었다.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과학기술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처급 조직이 2개나 늘었으니 오히려 과학기술의 파이가 커진 게 아니냐”고도 했다.
2008년 과기부를 교육부에 통폐합시키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교육과 과학기술의 ‘화학적 결합’”을 주문했다. 화학적 결합의 과학적 정의는 산소와 수소가 만나 물이 되는 것처럼 이전의 성질이 사라지고 완전히 새로운 게 만들어지는 반응이다.
교육과 과학기술의 화학적 결합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국과위나 원안위가 별도로 생길 필요가 있었을까. 두 위원회의 출범은 ‘작지만 효율적인 정부’를 내세운 이번 정권의 방침에도 역행하는 일이다.
교과부로, 국과위로, 원안위로, 또 지경부로 뿔뿔이 흩어진 과학기술은 흡사 선장 없는 배가 위태롭게 항해하듯 과학기술계에 불안감만 키우고 있다.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현 상황이 안타깝다.
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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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것은 동아일보 아닌가?
30 June 2011
디지털 교실… 2015년부터 초중고 종이교과서 없앤다
초등학교 과학 시간. 교실 앞에는 칠판 대신 터치스크린 형태의 전자칠판이 보인다. 교사의 책상에는 태블릿PC와 카메라, QR코드(격자무늬 스마트폰용 바코드)가 인쇄된 카드가 있다. 카메라로 카드를 비추자 전자칠판에는 도토리, 다람쥐, 뱀, 독수리로 이어지는 그림이 뜬 뒤 먹이 피라미드가 3차원(3D) 영상으로 구현된다. 뱀이 도토리를 먹는 다람쥐를 삼키고, 다시 독수리가 날아가 뱀을 낚아채는 모습이 생생하다. 학생들은 전자칠판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미래의 교실이 아니다. ‘디지털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된 전국 130개 학교에서 이런 수업이 실제로 펼쳐지고 있다. 디지털 교실은 2015년부터 전국 초중고교로 확산된다. 종이 교과서가 디지털 교과서로 바뀌고 학생은 수준과 적성에 맞는 과목을 온라인 수업으로 들을 수 있다. 시험도 온라인으로 치른다.
교육과학기술부와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스마트 교육 추진전략’을 29일 청와대에 보고했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과 스마트 기기 확산에 따라 교실에 디지털 교육을 접목하겠다는 것이 뼈대. 이를 위해 2조2281억5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21세기가 지향하는 스마트 교육은 자기주도적으로 흥미롭게 수준과 적성에 맞춰 풍부한 자료와 정보기술(IT)을 활용해 공부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획일화된 입시교육에서 탈피해 개인별 특성에 맞춘 교육을 하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첫 변화는 교과서의 디지털화다. 2014년에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2015년까지는 모든 학년에서, 모든 과목의 교과서가 종이에서 디지털로 바뀐다. 어린 학생들이 무거운 책가방을 메고 다닐 필요가 더는 없는 셈이다. 종이에 인쇄한 교과서를 전자문서로 바꾼 e교과서와는 개념이 다르다. 기존 교과서 내용에 참고서 문제집은 물론이고 사전, 보충 학습 자료를 모두 담는다. 풍부한 멀티미디어 자료까지 포함된다.
디지털 교과서는 정형화된 형태의 교과서라기보다는 일종의 콘텐츠다. 소프트웨어를 개별 기기가 아닌 데이터센터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교과서 내용이 인터넷 서버에 저장되면 언제 어디서나 PC, 태블릿PC, 스마트폰, 스마트TV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해 불러내 사용할 수 있다. 종이 교과서가 당장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교과부는 “2015년까지 디지털 교실을 위한 모든 환경을 갖춘다는 의미다. 학교별 여건과 상황에 따라 당분간은 종이 교과서를 병행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QR코드 찍어 3차원 수업… 인터넷으로 수준별 시험… ▼
○ 온라인 통한 탈시공간 교육
교과부는 과목별로 온라인 강의를 마련해 학생들이 취향과 적성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듣도록 했다.
우선 질병 등으로 어쩔 수 없이 결석하는 학생부터 활용토록 할 방침. 이어 중고교에서 소수의 학생이 선택한 과목을 대상으로 온라인 강의를 확대할 계획이다.
교사가 부족한 과목도 여기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아랍어를 가르치는 고교는 한 곳도 없지만 수능에서 선택하는 학생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으므로 온라인 강의가 효과적이다.
성취도를 측정하는 평가시스템도 달라진다. 교과부는 종이 시험으로 치르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2015년부터는 토플처럼 인터넷기반시험(iBT) 방식으로 바꿀 계획이다.
똑같은 수준의 수업 내용을 모든 학생이 함께 듣고 같은 잣대로 시험을 치르는 데서 벗어나 학생이 온라인으로 원하는 과목을 듣고 시험을 치르는 환경을 만들자는 취지다.
○ 산적한 선결 과제
디지털 교육의 미래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의 수단으로 활용해야 하는 디지털 기술이나 환경을 교육 그 자체로 봐서는 곤란하다는 지적.
예를 들어 아날로그적 방식으로 읽기와 쓰기를 가르치는 기존 교육방식의 장점을 완전히 버려서는 곤란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교과부의 보고를 받은 이명박 대통령도 인성 교육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스마트교육으로 가야 한다. 다만 걱정거리가 하나 있다. 교육은 정서적으로 인품도 중요하고 사회성도 필요한데 스마트교육으로 가면 사회성이 떨어질까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학교에서 친구도 사귀고 배려할 줄 알아야 하는데 컴퓨터 앞에만 있으면 되겠느냐”는 걱정스러움도 내비쳤다.
실제로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2009년 현재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률은 12.8%나 된다. 93만여 명의 청소년이 인터넷에 중독된 상태. 디지털 교과서는 인터넷 중독률을 높이는 부작용을 부를 수도 있다.
디지털 교과서를 이용할 수 있는 기기를 학생이 개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문제점도 있다. 교과부는 “2015년쯤에는 보편적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을 갖고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해 별도의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음을 시사했다. 다만 저소득층과 소외계층을 위해서는 스마트 기기를 정부가 지원할 계획이다.
저작권 문제도 걸림돌이다. 현행 저작권법은 교과서 ‘게재’에만 면책 규정을 두고 있다. 시공간 제약을 받지 않는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려면 저작권법을 개정해야 한다.
강혜승 동아일보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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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입니까? 확실해요?
대체 누구의 아이디어인 것일까? 디지털로 완전히 다 변화할 수 있다는 생각은...
갑갑하다.
학교를 그대로 놔두고 학교에서 디지털 기기로 공부하게 하고, 또 그 학생을 교사가 앞에서 통제한다고? 음...
세다가 다른 것은 확실하지만, 뭔가 과정을 찾아가면서 이해하고 추론하는 과정은 점점 생략되어가고 그럴듯한 이미지만 머리속에 남기는 것 같다.
왜 그러세요..
2 November 2010
교육열의 두 얼굴! 19세기 ‘수학 트라이포스’
2010년 10월 2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공식석상에서 종종 한국의 교육을 칭찬하여 화제가 된 바 있다. 얼마 전 오바마 대통령이 같은 요지의 말을 다시 꺼내자,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의 저자 미치 앨봄이 그 발언에 정면으로 반대를 하고 나섰다.
한국을 방문한 바 있는 앨봄은 자신이 본 한국의 학생들은 과도한 입시 경쟁에 녹초가 되어 있었다며, 한국의 현실을 제대로 알고 말을 꺼내라고 반박했다. 한국의 치열한 입시 문제가 국제적인 이슈로까지 비화된 것 같아 부끄러운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런 교육 문제가 어디 지금 우리만의 현상이겠는가. 실상 시험이 사회적인 성공의 지름길로 통하는 사회에서는 언제나 이 같은 과열된 교육열이 나타나곤 했다.
빅토리아 시대 영국도 여기서 예외가 아니었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입시가 문제였던 반면, 19세기 영국에서는 졸업시험이 이런 현상을 낳았다는 차이가 있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졸업 시험, 수학 트라이포스(Mathematical Tripos)가 그 주범이었다.
●심해지는 경쟁, 수학 트라이포스의 등장
수학 트라이포스가 도입되기 직전인 18세기 중반, 케임브리지에서 학사 학위를 받으려는 학생들은 일종의 공개 토론 시험을 통과해야 했다. 이 시험은 라틴어, 철학, 신학, 논리학 등의 분야에서 제시된 문제에 대해 학생들이 공개 토론을 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이 주제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함께 토론에서 나타나는 정중함, 세련된 태도가 높은 평가를 받았고, 공개 석상에서의 자신감 있는 태도와 청중을 휘어잡는 설득력이 중요했다. 한마디로, 논리적이고 능수능란하게 말 잘하는 학생들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18세기 중엽 이후, 케임브리지 학생 수가 늘면서 시험을 치르는 학생의 수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자연히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고, 응시생들의 우열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았다. 학생 평가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공정성에도 시시비비의 여지가 많았던 공개 토론 시험은 그대로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다수 응시생들의 우열을 가려낼 더욱 어려운 문제, 누가 봐도 시비 걸기 힘든 공정한 평가가 필요했다. 정량적 평가가 쉽고 문제의 난이도가 다양한 수학은 이 난제를 해결하는 데 적합했다. 더욱이 18세기 중엽은 뉴턴이 만든 미적분학, 즉 유동률(fluxion)이 이제 막 학자들에게 완전히 소화 흡수되어 다양한 문제들에 응용되기 시작한 시기였다.
정량적 평가의 필요성, 영국 사회에서 뉴턴이 지녔던 권위, 유동률 기법의 발전으로 인한 다수의 응용문제, 이러한 배경 덕분에 18세기 후반 이후 수학 트라이포스는 케임브리지의 새로운 졸업 시험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수학 트라이포스의 문제들은 산수, 대수, 기하학, 천문학, 역학, 광학, 수력학 등 당시 ‘응용수학(mixed mathematics)’에 해당하는 분야에서 출제되었다.
이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은 대학 마지막 해 1월에 적게는 3일에서 길게는 일주일이 넘도록 끝도 없이 수학 문제를 풀어야 했다. 학생들이 많아지고 경쟁이 심해질수록 문제는 점점 더 어려워졌다.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이자 케임브리지 시험관이기도 했던 스토크스(Gabriel Stokes), 맥스웰(James Clerk Maxwell) 등의 최신 연구까지 고난이도 문제들이 시험에 출제되었다.
상위 1, 2등급에 해당하는 랭글러(wrangler)가 되려면 수학적인 지식 이외에도 어려운 문제 들을 빠른 시간 안에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했다. 누가 이런 끔찍한 시험에 도전했을까? 장래에 과학자나 수학자가 되려는 사람? 놀랍게도 이 시험에 응시했던 사람들 중 대다수 는 수학자나 과학자가 되려는 생각은 전혀 없었던 사람들이었다.
남아 있는 상위 랭글러들의 목록을 보면 과학자로 유명해진 사람들도 있지만 정치인이 되거나 법조계로 나선 사람들도 상당수임을 알 수 있다. 수학 트라이포스의 귄위가 높아지자 랭글러 명단은 ‘더 타임스(The Times)’지에까지 발표되었고, 그 중에서도 수석 랭글러는 약력이 실리기까지 했다. 명성이 높아지면서 경쟁도 그만큼 더 치열해졌다.
●수학 트라이포스가 가져온 변화
수학 트라이포스의 도입은 학생들이 공부를 하는 방식에도 커다란 변화를 초래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대학생들의 수학 공부에 종이가 도입되었다는 점이다. 수학 문제 풀이에 종이를 쓰는 게 당연한 우리들에게 이 얘기는 좀 이상하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18세기까지만 해도 대학생들이 수학 공부에 종이를 사용하는 일이 드물었다.
계산보다는 읽기가 수학의 주된 공부 방법으로 여겨졌고 졸업 시험 문제도 ‘뉴턴의 세 가지 자연 법칙은 진리인가?’처럼 구술시험에 적합한 문제들이 출제되었다. 여기에는 비싼 종이값도 한몫을 했다. 1810년 무렵 종이값은 절정에 달해 수학 문제 풀이를 위해 그 비싼 종이를 마구마구 소모하기는 쉽지 않았다.
수학 트라이포스가 점점 어려워지고 1810~20년 사이에 고난도의 프랑스 해석학이 영국으로 도입되는, 소위 ‘해석학 혁명’을 거치면서 종이를 사용하지 않고 기억력과 웅변술에만 의존해서 수학을 공부하기는 거의 불가능해졌다. 케임브리지에 들어오는 신입생들은 종이에 문제를 푸는 습관부터 익혀야 했다. 비싼 종이값에 부들부들 손을 떨면서 연습장 구석의 1인치까지 꼭꼭 채웠던 신입생들도 고학년이 되면 아무렇지도 않게 수백 장의 종이를 수학 문제로 채워 나갔다.
수학 트라이포스로 인해 개인교사인 코치의 역할이 중요해지기도 했다. 주로 케임브리지 소속이던 이들 코치들은 부족한 급여에 보탤 목적으로 트라이포스 시험 준비 학생들에게 개인 교습을 시작했다. 코치들은 예상 문제를 뽑아 학생들을 훈련시키고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얻는 데 필요한 팁을 알려주었다. 트라이포스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명강사로 이름이 난 코치를 골라 대학 2학년 때부터 시험 준비에 돌입했다. 공교육보다 사교육이 중시되는 오늘날처럼 케임브리지에서도 이들 코치의 지도가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트라이포스의 양면
수학 트라이포스로 얻는 사회적 명성이 커지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시험을 보는 학생들의 중압감은 점점 더 커졌다. 엄청난 중압감을 이기기 위해 케임브리지 학생들은 조깅, 조정 등 운동경기에 과도할 정도로 몰두했다.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시험 당일 시험장에서 쓰러지는 학생도 있었고 시험 준비 중에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탈진하는 학생도 나왔다.
이처럼 학생들의 몸과 마음은 시험의 압박으로 피폐해져 간 반면, 트라이포스는 높은 수준의 수학으로 중무장한 영국의 뛰어난 물리학자들을 키워 내는 데 일조했다. 상위 랭글러의 영예를 안았던 켈빈 경이나 스토크스, 맥스웰, J. J. 톰슨 등의 케임브리지 트라이포스 출신들은 19세기 물리학의 수학화를 이끌었다.
수학 트라이포스가 끼친 영향을 보면 우리의 치열한 입시 환경과도 유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바마와 앨봄은 각각 한국 교육의 서로 다른 양면을 본 것이 아닐까? 트라이포스의 사례로 본 것처럼, 시험은 교육이나 사회 모두에서 다양한 변화를 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다.
한국처럼 교육열이 높은 환경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어떤 방식으로 시험을 볼 것인가 보다 시험으로 어떤 사람을 키워낼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첫 걸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박민아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초빙교수
천재 수학자가 남긴 선물 ‘라마누잔의 정리’
2009년 07월 14일
배우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주연을 맡은 영화 ‘굿 윌 헌팅’은 그해 아카데미 영화상 9개 부문에 후보로 오르면서 화려한 성공을 거두었다. 영화 속 맷 데이먼이 분한 윌 헌팅은 우연한 기회에 매사추세츠공대(MIT)에 청소부로 고용된다. 독학으로 수학을 공부하던 그는 복도 칠판에 출제된 수학문제를 맞춘다. 이 문제는 수학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필즈상 수상자인 제랄드 램보 교수가 낸 문제였다. 윌 헌팅의 존재를 알게 된 교수는 말한다.
“제2의 라마누잔이 나타났다.”
영화 속 맷 데이먼의 모습을 인도 오지에서 온 청년으로 바꾸어 상상해보라. 그것이 바로 20세기가 낳은 천재 수학자 스리니바사 라마누잔(Srinivasa Ramanujan)이다.
라마누잔은 1887년 인도 마드라스 근방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성직자인 브라만 계급이었으나 가난 때문에 그는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수에 재능을 보였고 독학으로 수학을 공부했다.
라마누잔은 15세 때 ‘순수수학의 기초결과 개요’라는 책을 접하고 노트에 이 책의 정리들을 혼자서 증명해가기 시작했다. 그는 이 노트로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진학했지만 수학 외에는 어떤 과목에도 흥미를 보이지 않았고 결국 학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수학만을 연구하기를 바랐지만, 정규 대학을 마치지 못한 그에게는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는 마드라스 우체국 회계과에서 근무하면서 혼자 수학 연구를 계속했다.
100여 개의 정리가 담긴 그의 노트는 영국의 여러 수학자에게 보내졌지만 대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당시 35세로 이미 저명한 수학자였던 고드프리 해럴드 하디는 라마누잔의 천재성을 알아봤다.
하디를 사로잡은 ‘라마누잔의 정리’ 중에는 1+2+3+4+5+…=-1/12라는 공식이 있었다. 하디는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 공식이 리만제타함수의 응용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디는 라마누잔을 영국으로 초청했다. 라마누잔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 자리를 잡고 그토록 원하던 수학만을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갖게 되었다. 인도인으로는 최초로 영국왕립학회 회원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그의 남긴 이 라마누잔의 정리는 현대과학의 주요 테마인 소립자물리학, 통계 역학, 컴퓨터 과학, 암호 해독학, 우주 과학 등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라마누잔의 천재적인 수 감각은 그가 병석에 누웠을 때의 일화로도 전해져 온다. 병문안을 온 하디가 자신이 타고 온 택시 번호가 1729라고 말하자, 라마누잔은 1729는 두 개의 세제곱 수의 합으로 나타내는 방법이 둘인 수 중 최소의 수라며 반색한다. (1729=103+93=123+13)
하지만 세상은 이 특별한 천재에게 세속적인 성공의 길을 허락하지 않았다. 영국의 추운 기후와 1차 대전으로 인한 열악한 식량상황 속에서 종교적 수행과 엄격한 채식을 고수했던 라마누잔은 점점 쇠약해져 갔다. 결국 1920년, 인도로 돌아간 지 얼마 되지 않아 32세의 나이로 세상을 뜨고 만다.
그는 케임브리지에 있던 기간 동안 낱장으로 된 종이에 약 600개에 달하는 정리를 기록했다. 이 기록은 197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조지 앤드류스 교수에게 발견되어 ‘라마누잔의 잃어버린 노트’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지금도 많은 수학자들이 그가 남긴 연구노트를 해독하느라 애를 쓰고 있다.
영화 굿윌헌팅에서처럼 천재는 알아보는 사람이 있어야만 완성된다. 라마누잔의 천재성은 하디와의 만남을 통해 완성되었다. 라마누잔은 신의 영감을 받아 증명을 발견했다며, “신의 사색을 표현하지 않는 방정식은 나에게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정규 과정을 거치지 않은 라마누잔은 학부생도 알만한 평이한 내용도 알지 못하거나, 자신의 증명을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디는 꿈에서 신이 증명을 알려주었다는 라마누잔의 말을 믿지 않았고, 어떤 정리와 공식에는 반드시 논리적인 증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라마누잔에게 자신의 방법을 강요하지는 않았다. 지금은 20세기 3대 수학자의 한 명으로 꼽히는 라마누잔이지만, 하디의 혜안과 배려가 없었다면 라마누잔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외로운 수학자로 끝났을지 모른다.
혜성처럼 등장한 100% 순수한 천재와 그의 천재성을 알아보는 또 다른 천재의 만남. 이 보다 매혹적인 이야기가 있을까. 이 이야기는 실제로 연극으로 만들어 졌다. 2007년 영국에서는 라마누잔과 하디의 특별한 이야기가 연극으로 무대에 올랐다. ‘사라지는 숫자’(A disappearing number)라는 제목의 이 연극은 올리비에상 최우수연극상, 2007 비평가협회 최우수 연극상, 2007 이브닝스탠더드 최우수 연극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수학적 정리와 공식에는 반드시 논리적인 증명이 뒤따라야 한다고 믿는 하디와, 자신의 수학적 정리는 ‘신(God)’의 은총이라고 말하는 직관적인 인도의 수학자 라마누잔과의 관계를,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현대 동서양의 커플의 사랑에 빗대 아름다운 이야기로 풀어낸 연극이다.
오늘날의 과학에서는 한 명의 천재가 이룰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더구나 학제와 시스템 밖에서 독학으로 공부한 사람이 과학계에 족적을 남기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혼자 힘으로 경지에 오른 천재의 신화는 19세기로 끝났다. 그리고 라마누잔은 20세기가 낳은 희귀한, 아니 거의 유일한 천재인 것이다. 그의 인생은 너무 짧았고, 재능은 눈부셨다. 그래서 우리는 그 이름을 잊을 수 없다. 영화와 연극이 그를 다시 부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소영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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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다.
열정과 재능을 가졌고, 스승도 얻었다.
일찍 죽었지만...
30 July 2009
"정말 좋은 학자가 행정에 매여 슬픈 현실"
2009년 07월 29일
28일 김영정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철학과 교수)의 갑작스런 타계에 인지과학계는 안타까움에 빠졌다.
전 한국인지과학회장을 지낸 성균관대 이정모 교수는 29일 지인들에게 보낸 e메일 서신에서 “정말 좋은 학자가 행정 일에 매여서 학문적 탐구를 할 수 없는 상황을 보면서 국내 대학의 학생 선발 구도를 설계하는 일이 학문적 발전에 과연 우선하는 일이었는지 의심하게 됐다”며 “한국의 인지과학계는 좋은, 가능성이 많은 학자 한 분을 잃었다”며 애석해했다.
고인은 뇌 연구가 전무하던 1986년 대우재단의 지원을 받아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지과학 공동연구모임 설립을 주도했다. 당시 미국 브라운대에서 박사학위를 막 받고 돌아와 외대 교수로 활동하던 고인은 해외 연구 동향을 누구보다도 많이 알던 학자로 손꼽혔다.
고인은 격주 주말 저녁마다 열린 토론회에서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되던 용어를 통일하는 한편 학제간 연구의 가능성을 찾는데 큰 자극제가 됐다고 당시 모임에 참여했던 학자들은 기억한다. 이 교수는 “명쾌한 분석적 사고와 해박한 심리철학 지식을 갖고 있던 몇 안 되던 연구자였다”며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주장과 생각에 귀를 기울이는 촉망받던 학자”라고 회고했다.
1987년 한국인지과학회가 결성되면서 고인의 노력은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매월 열리는 인지과학 월례회를 비롯해 인지과학회 학술모임이 잇따라 결성되는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고인은 인지과학 불모지를 극복하기 위해 출판에도 매달렸다. 1987년 인지과학 분야의 입문서 격인 ‘인지과학입문’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출판부에서 출간되자마자 이를 번역해 인지과학계와 학생들에게 보급하는 일에 앞장섰다.
그뒤 번역한 ‘표상과 실재’를 비롯해 직접 지은 ‘심리철학과 인지과학’ ‘언어 논리 존재’ 등 저서는 철학과 인지과학을 연결한 계기를 만든 학술 서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인은 한국 학생들의 분석력과 논리적 사고를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 프로젝트에도 앞장섰다.
그 결과로 만들어진 ‘논리 교실 필로지아’ CD는 지금도 인지과학자들의 애장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2002년 한국인지과학회장에 선임된 고인은 한국인지과학회 행사를 최초로 지방인 부산에서 개최하는 등 누구보다도 지방 학술 진흥에 관심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정년을 앞두고 있는 이 교수는 “3년 전 나중에 뇌와 몸과 환경의 통합적 연결 활동을 함께 연구해보자는 얘기를 끝으로 고인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학교 보직을 끝내면 함께 연구를 하려고 했지만 이제는 더는 할 수 없게 됐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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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안타깝다.
아....
‘KAIST’ ‘포스텍’ 입학사정관 제도는?
2009년 07월 29일
이명박 대통령의 입학사정관제를 통한 100% 신입생 선발 발언이 교육계는 물론 전국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27일 라디오 연설에서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자기가 원하는 대학을 가도록 하자”며 “임기 말쯤이면 아마 상당수 대학들이 거의 100% 입학사정을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 발언의 시작은 KAIST와 포스텍에 관한 언급이었다. 이례적으로 특정 학교의 이름을 거론하며 발언의 포문을 연 것이다.
이는 KAIST와 포스텍의 현행 입시 전형이 향후 이 대통령이 구상하는 대다수 전국 4년제 대학의 입시 모델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들 두 학교 입시의 어떤 점을 두고 ‘시험 없이 100% 면접’으로 뽑는다고 생각한 걸까.
KAIST, 서류와 심층면접으로 1020명 뽑아
KAIST와 포스텍은 올해 실시되는 입시부터 입학 정원 전부를 서류와 면접만으로 뽑는다. 또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일체 반영하지 않는다. 입학사정관이 서류와 면접에 모두 참여해 100%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선발한다고 볼 수 있다.
먼저 KAIST는 학교장추천(150명) 일반(750명) 외국고 및 한국과학영재학교 조기졸업(70명) 외국인(50명) 등의 4가지 전형을 통해 모두 102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 전형들은 서류심사로 면접 대상자를 추린 뒤 심층면접으로 합격자를 가린다. 또 올해부터 올림피아드를 비롯한 각종 경시대회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다. 서류평가는 입학사정관이, 면접은 입학사정관과 면접위원으로 선정된 교수가 함께 평가한다.
올해 처음 실시하는 학교장추천 전형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과학고나 과학영재고 출신이 아닌 전국의 일반 고교를 대상으로 학교당 1명씩 추천을 받아 서류 심사를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 때 입학사정관이 해당 학교를 직접 방문해 학교장과 교사, 학생을 각각 개별 면담하는 방문 평가도 실시한다. 서류에서 내신 교과성적을 반영하지 않는 점도 특이사항이다.
학교장추천과 일반 전형에서의 심층면접은 그룹토론→인성면접→과제발표의 순으로 이어진다. 그룹토론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 이유’ ‘빙하기가 도래했을 때 과학자가 할 수 있는 역할’ ‘현재 인류를 위협하는 요인’ 등 과학적인 배경지식으로 인문 사회 현상을 종합적으로 바라보는 주제가 나온다. 과제발표는 ‘미래의 창의적인 과학자로서 자신이 갖고있는 자질과 역량’과 같은 주제에 대해 5분 내외로 발표하는 시간이다.
포스텍, 정시 전형 폐지…수능 반영 안하고 면접으로 선발
포스텍은 올해부터 정시 전형을 폐지하고 입학 정원 300명 모두를 수시 전형에서 선발한다. 이는 곧 수능 성적을 반영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지난해에는 수시에서 230명, 정시에서 70명을 뽑았었다. 6명의 입학사정관과 12명의 교수사정관이 전형에 참여한다.
서류전형은 학생부, 추천서, 자기소개서, 기타 우수성 입증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면접에는 KAIST와 달리 수학과 과학에 관한 교과 지식을 묻는 ‘교과영역에 관한 면접’을 실시한다. 또 매 단계마다 평가결과를 점수화시키지 않는 게 특징이다. 총점으로 합산해 줄을 세우는 게 아니라 지원자 각각에 대해 합격과 불합격 중 하나를 판단하는 식이다. 손성익 포스텍 입학사정관실장은 “교과 지식에 관한 면접은 예전부터 실시해 왔다”며 “과거처럼 점수로 줄을 세워 자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수학능력(修學能力)이 ‘있다, 없다’만 판단하는 근거일 뿐”이라고 밝혔다.
KAIST 포스텍 선발방식 일반대 확대는 무리
이처럼 두 학교의 입시제도를 보면 이 대통령의 말대로 성적으로 줄을 세우는 시험 없이 면접으로만 뽑는다고 이해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 학교의 사례를 모범 삼아 다른 일반 대학에까지 확대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먼저 입학 정원부터 큰 차이를 보인다. KAIST는 1000여 명, 포스텍은 300명 수준으로 소규모이지만, 일반 종합대학은 보통 3000~4000명을 넘어선다.
특목고 전문학원인 하늘교육 임성호 이사는 “보통 KAIST와 포스텍에 지원하는 학생은 중학생 시절부터 이공계 최상위권으로 전공에 대한 목표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일반대에 지원하는 학생과 큰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별한 지원자 집단에서 면접으로 뽑는 맞춤형 전형을 훨씬 다양한 성향과 적성을 가진 지원자들에서 합격자를 선발하는 일반대 전형에 연결시키는 건 무리라는 설명이다.
또 KAIST와 포스텍은 수능을 일체 반영하지 않고 내신도 다른 종합대에 비해 적은 비중으로 반영해 무시험 면접으로 뽑는다고 볼 수 있지만, 이를 일반대에 그대로 적용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일반대 입시에서 내신 비중이 적으면 공교육 정상화나 고교 등급제 논란에 휩싸일테고, 국가기관에서 시행하는 공신력 있는 평가인 수능을 완전히 외면할 수도 없다. 이는 곧 ‘시험 없이 면접으로 대학 간다’는 말과 모순되며 입시 준비생은 결국 지금처럼 내신은 내신대로, 수능은 수능대로 다 챙겨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무시험 전형이라는 말은 환상에 가까운 구호”라며 “확대된 입학사정관 전형의 평가 기준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이는 입시생들의 불안감과 연결돼 또 다른 사교육 수요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24일 충북 괴산고 방문 현장에서도 “논술도 없고 시험도 없는 100% 면담만으로 대학 가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무시험 전형’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한 바 있다.
서영표 동아사이언스 기자 sypy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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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가능할까?
정말로 사교육 수요를 줄일까?
불안하여 당장 큰 동네 학원 원장부터 찾아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8 July 2009
“미래형 교과과정 개편안 개탄스럽다”
2009년 07월 03일
대한수학회 한국물리학회 대한화학회의 연합 모임인 기초과학학회협의체(기과협)가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미래형 교과과정 개편안’에 대해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기과협은 3일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가 추진하는 미래형 교과과정이 수학·과학 교육 강화보다는 학생의 선택권이 강조되는 방향으로 입안되고 있다”며 “기과협과 충분한 대책을 수립한 후 수학·과학 교육과정 개편을 시행하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2011년부터 적용한다고 밝힌 미래형 교과과정은 △교과군 수를 영역별·수준별로 재편성해 축소하고 △국민공통 기본 교육과정을 현행 10년(초1∼고1)에서 9년(초1∼중3)으로 1년 단축해 고교는 전 학년 선택 중심 교육과정으로 운영하며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사회탐구·과학탐구 영역의 최대 응시과목 수를 현행 4과목에서 2과목으로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중 기과협이 문제 삼은 건 고교 전 학년을 선택과목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부분이다. 현재는 7차 교육과정에 따라 이과생은 고2부터 수학과 과학에서 일부 과목만 선택할 수 있다. 학계·교육계의 다수 전문가들은 이같은 선택 중심의 교육과정이 기초과학교육의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을 줄기차게 제기해왔다.
현재 수학의 경우 이과생은 수학I과 수학II가 필수이지만, 미분과적분·확률과통계·이산수학 중 한 과목을 선택해 배운다. 문과생은 미적분이 빠진 수학I 과목만 이수한다. 6차 교육과정 때보다 학습의 범위와 양이 줄어든 가운데 일부 대학마저 문과생 수준으로 공부해도 입학이 가능하도록 허용하면서 부실 교육 논란은 더욱 커졌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2007년 10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77개 4년제 대학의 2007년도 공대 정시 합격자 중 수학I 과목만 선택한 학생은 60%가 넘었다. 이는 미적분도 모르는 이공계 신입생이 과반수가 넘는다는 의미다.
과학의 경우 이공계 전 분야의 기초인 물리 교육의 부실이 가장 크게 두드러졌다. 현행 7차 교육과정에서는 물리I, 화학I, 생물I, 지구과학I, 물리II, 화학II, 생물II, 지구과학II 등 모두 8과목에서 4과목까지 선택할 수 있다. ‘I’ 과목은 기본과정, ‘II’ 과목은 심화과정에 해당한다. 최근 5년간 수능 과학탐구의 선택과목별 응시자 비율에 따르면 화학I과 생물I이 90% 내외, 지구과학I과 물리I이 55~60%였다. 물리II는 줄곳 10% 미만이었다. 물리I도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이공계에 진학한 신입생이 40%가 넘는다는 뜻이다. 대학교수를 비롯한 교육계 전문가 다수는 고교 과정에서 물리I은 물론 물리II에 나오는 내용까지 알고 있어야 정상적인 이공계 대학 교육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기과협은 이같은 폐해를 양산한 7차 교육과정을 실패한 교육과정으로 규정했다. 기과협은 성명서에서 “완전히 실패한 7차 교육과정을 구상했던 당사자들이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를 통해 7차와 별반 다르지 않은 내용을 포장만 바꿔 (미래형 교육과정으로) 또 다시 제시했다”며 “‘부분만 뽑아서 배우면 안되는 내용’들을 (교육과정을 통해) 선택적으로 공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과협은 이어 “고교 수학에서 필요한 내용은 논리적 위계를 따라 모두 공부해야 하는 것이지, 어떤 단원은 배워도 되고 어떤 단원은 배우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공계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이 기초 물리는 배우지 않고 기초 화학만 배운다든지, 또는 그 반대로 하는 것은 이공계 기초 교육의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기과협은 또 소수의 영재가 아니라 전체 학생의 20~30%를 대상으로 양질의 수학·과학 교육을 하는 선진국의 사례들을 언급했다. 기과협은 “흔히 공교육의 최악으로 평가받는 미국에서조차 고교 3년 동안 수학을 필수이수과목으로 규정한 주가 32개 주, 과학은 28개 주나 된다”며 “선진국에서는 수학·과학을 ‘어렵지만 반드시 배워야 하는’ 과목으로 인식하고 공교육에서 점차 강화하는 추세”라고 주장했다.
기과협은 미래형 교과과정의 졸속 추진도 비판했다. 2007년에 공포된 새로운 교육과정(7차 개정교육과정)이 올해부터 연차적으로 도입돼 2012년 초중고 전 학년에 적용될 예정으로 이미 교과서까지 만들어놓은 상황에서 미래형 교육과정이 왜 갑자기 등장하냐는 질책이다. 기과협은 “별다른 배경 설명도 없이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미래형 교육과정 개편안을 불쑥 준비하고, 언론에 발표까지 하는 작금의 상황은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기과협은 이어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의 획일적 4분법에서 벗어나 물리와 화학을 합친 ‘물리과학’을 신설, 필수이수과목으로 지정하고 과학 각 교과목의 이수단위를 10단위 이상으로 보장하며 초등 고학년 과학은 과학전담교사가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기과협은 “‘수학·과학교육 강화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교육과정의 문제점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기과협과 함께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영표 동아사이언스 기자 sypy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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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과학교육계의 핫 이슈... 공청회도 하루 전날 갑자기 연기됐던데...
대체 왜그렇지? 요새 정신이 없다.
24 July 2008
“과학문화재단, ‘과학창의재단’으로 9월 확대개편”
“과학문화재단, ‘과학창의재단’으로 9월 확대개편”
- 정윤 이사장 과실연 조찬모임서 밝혀
과학문화재단이 오는 9월 ‘과학창의재단’으로 새롭게 발족한다. 정윤 과학문화재단 이사장은 6월 11일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과실연(상임대표 민경찬) 조찬모임에서 “과학문화재단이 그동안 해온 사업 외에 창의적 인재육성과 수학과학교육과정의 개선 등 새로운 역할을 추가해 재단을 확대 개편하기로 교과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오는 9월경 과학재단 교육과정평가원 등의 일부 인력과 예산 등을 과학문화재단으로 가져와 ‘과학창의재단을 발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학창의재단은 현재 대치동 건물 외에 창경궁 부근의 서울과학관 건물도 창의적 인재육성 사업을 위해 활용할 계획이다.
정윤 이사장은 새 단장 하게 될 ‘과학창의재단’의 기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과학문화재단’이 추진 중인 국민의 과학기술 이해 증진 및 과학기술문화 연구 등의 기능은 유지된다. 여기에 추가되는 기능들로 과학기술 문화 창달 및 연구, 과학교육과정 및 창의적 인재육성 프로그램 개발, 그리고 창의적 인재 교육 전문가 육성˙연수 지원 등이 있다. 또한 과학기술 및 창의적 인재육성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예술 창작활동도 지원할 예정이다.”
정 이사장은 ‘과학창의재단’의 ‘창의’라는 개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창의적 발상에서 창의가 일어나고 그것이 창조로 이어지는 것이다”라면서 “‘창의’가 단순한 개념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리고 박지성 선수가 활약중인 영국 맨체스터유나이티드(맨유)를 예로 들면서 “박지성 선수의 개인적 능력도 뛰어나지만, 그가 활약중인 맨유의 퍼커슨 감독과 프리미어리그라는 축구 인재들이 가득한 공간 등 훌륭한 ‘장(場)’이 있었기에 박지성 선수의 능력이 빛을 발할 수 있었다”면서 “과학분야의 창의적 인재들을 위한 ‘과학의 장(場)’마련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수학과 과학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수학과 과학 교과과정 편성에 있어서도 과학기술 관련자뿐만 아니라, 경제나 문화 교육자 등 다양한 분야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도록 할 것이라 말했다. 과학자들만의 의견이 아닌 일반인과 다른 분야 전문가들에게도 문을 열어 과학의 장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과학문화재단이 새롭게 변화하는 만큼 참석자들의 관심도 높았다.
홍대길(사이유)대표는 “창의가 있으면 비창의도 있다”면서 “창의를 강조하다보니 자칫 엘리트 중심적이지 않나 생각된다”면서 “보편성 보단 수월성 위주가 되는 거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국민들에 대한 보편성을 없애겠다는 게 아니다”라며 “엘리트 중심이 아닌, 청소년이나 과학자, 일반인 등 모든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공주복 이화여대 교수(여성과학기술인 지원센터장)는 “창의적 인재육성을 논하기 이전에 초등학교에 과학전문교사를 배치하는 문제부터 생각해보라”고 주문했고 정이사장은 “초등학교에 과학교사가 없는 줄은 몰랐다”며 검토해보겠다고 약속했다.
정 이사장은 세계화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기술, 산업 뿐만 아니라 스포츠, 문화 예술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1등으로 거듭나야 됨을 우선 강조했다. “현재 세계경제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우려도 있지만 이런 우려 속에서도 선진국들은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며 우리도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 위해 이런 흐름을 감지하고 노력할 필요가 있음을 덧붙였다.
지구와 인류 차원에서 과학기술의 역할에 대한 언급이 이어졌다. 고유가 시대 속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체 에너지 개발 등 에너지 자원 문제와, 지구온난화, 식량문제, 핵˙미사일 감축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과학기술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리고 과학기술분야 발전을 위해 인력난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특히 “과거엔 국제사회가 종교나 전쟁, 이념 등이 주된 이슈였다면 지금은 세계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기술이 강조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이런 세계 분위기 속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정치나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 과학 인력들을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지원이 과학분야의 발전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 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 필요한 노력들에 대해 얘기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과학발전을 위해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이에대한 답으로 정 이사장은 ‘차기 과학 발전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 그리고 ‘정부와 민간, 그리고 대학이 연계되는 R&D’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30년간 정부주도 아래 이뤄진 경제성장 정책들과 함께 과학의 양적 발전이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양적 발전(Hardware)과 더불어 질적 발전(Software)이 균형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제발표를 마친 후엔 참석자들의 질문과 코멘트도 이어졌다.
조명제 회원은 “우리나라는 인력과 예산 모두가 부족하다”면서 “선진국들처럼 모든 분야에 투자하고 연구개발할 수 없기 때문에 무엇이 유망한 분야고, 실용화 될 수 있는지 나라가 선택해서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미래과학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 동의한다”면서 “미국은 35%, 일본은 15%, EU도 15% 정도 기술산업에 국가 역량을 투자하지만 우리나라는 3% 수준이다. 따라서 선진국보단 적은 예산이지만 국가가 R&D사업을 조정하고 선택할 분야를 선정하는 등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영숙(KIST)박사는 우리나라 영재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공계 영재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이미 교육개발원이나 국가차원에서 영재교육을 위한 노력들이 진행중이다”면서 “그동안의 영재교육이 선행학습 차원에서 생각됐다면, 앞으로는 심화학습 측면을 강화하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할 거 같다”며 영재교육 개발 프로그램 등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경찬 과실연 상임대표(연세대 대학원장)는 "올해 초 교육과학기술부를 만드는 과정에서 비과학기술계가 과학기술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라면서 "앞으로 과학기술 발전에 있어, 과학기술만의 관점 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관점도 필요한 만큼 '과학창의재단'이 과학과 비과학계의 소통과, 과학문화를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과실연이 출연연과 대학의 통합, 고유가 행진 속에서 에너지위기의 해결방안 등에도 관심을 갖고 앞으로 대안제시 및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선 과실연 웹진 기자(webzine@feelsci.org)
28 April 2008
일본 공교육 강화 2년 앞당긴다
유토리’교육 내년 폐지
일본 초등학교· 중학교의 수업량이 내년부터 크게 늘고 학습 난이도는 높아진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지난달 말 개정된 새로운 학습지도 요령을 당초 예정보다 2년 앞당겨 내년부터 실시하기로 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유토리(여유) 교육의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즉시 시행해 이른 시일 내에 공교육의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유토리 교육 폐지는 초등학교는 2011년부터, 중학교는 2012년으로 예정돼 있었다.1970년대 도입된 유토리 교육이 거의 40년 만에 폐지됨에 따라 초등학교 수업시간은 수학과 과학이 10%가량 늘어나게 된다. 중학생은 자유롭게 주제를 정해 공부하는 종합학습 시간을 줄여 수학과 과학 수업시간을 늘린다. 다른 과목도 점차 수업시간이 늘어날 전망이다. 교과 내용의 난이도 역시 높아진다. 초등학교 2학년 과정에 있는 ‘시간 읽는 방법’을 1학년에서 배우고, 6학년 과정의 ‘입방체·직방체’는 4학년 때 학습한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교사 부족 등 교육 현장의 준비가 철저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교육정책이 전환되면 학교와 학생들 사이에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급작스러운 유토리 교육 폐지로 지나치게 주입식 교육이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도쿄=김동호 특파원
26 February 2008
과학교육 강화 '동상이몽'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에서 우리나라 학생의 과학 학력 순위가 급락하자(본보 12월 5일자 13면 보도) 과학기술부와 교육인적자원부가 앞다퉈 과학교육강화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대책의 방향이 근본적으로 달라 정책 수립의 타당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13일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김우식 과기부총리는 12일 자문기구인 수학과학경쟁력협의회의 민경찬 위원장(연세대 교수) 등 전문가를 초청, 긴급 간담회를 갖고 최근 학력 저하의 원인을“정규교육에서 과학 수업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과학과목을 필수로 지정하지 않아 학생들이 과학선택을 기피함으로써 빚어진 일”이라고 진단했다.
간담회에서는 대안으로 교육과정 개편과 함께 한국과학재단이 미국과학재단(NSF)처럼 과학교육 관련기능을 갖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미국과학재단은 2006년 마련된 경쟁력강화 법안에 따라 유치원부터 초ㆍ중ㆍ고까지 공교육과정(K-12)을 너머‘P-20’(유아원부터 박사 과정까지)이라는 교육강화 대책을 통해 수학 과학 교육수준을 높이기 위해 교사를 양성하고 일반 국민의 과학적 소양을 함양하는 등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하지만 초ㆍ중등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부는 전혀 다른 방향의 대책을 강구 중이어서 두부처간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4일 독자적인 과학교육 내실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 교육부측은 “주로 교수과정의 개선에 중점을 두고 과학을 더욱 쉽게 가르치는 방향으로 개선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고교에서 과학이 선택이다 보니 학생들이 기피하고, 기피학생을 붙잡기 위해 더 쉽게 가르치고, 결과적으로 학력이 점차 하락한다”는 이공계 대학 교수들의 의견과는 완전히 배치되는 것이다.
또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올 1월 성명서를 내고“고교생은 문ㆍ이과 구분 없이 과학 2과목 이상 필수 이수토록 교육과정을 개편해야 한다”고 제언했었다. 필수·선택과목, 과목별 이수시간 등을 정하는 교육과정은 전적으로 교육부 소관이다.
이런 기조가 유지된다면 두 부처가 과학교육을 놓고 갈등을 빚을 여지도 있다. 과기부 관계자는 “수학·과학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초·중·고교육과 대학교육을 하나로 연계해 보지 않을 수 없다”며 “지금까지 과학영재 양성에만 주력했던 것에서 나아가 교육과정 전반에서 과학교육 강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교육부 관계자는“평소 과기부가 과학교육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지가 엿보였다”며 “과기부가 운영중인 과학영재센터도 교육부의 인가가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학생과 관련한 사업은 무조건 교육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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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February 2008
"공교육 정상화, 학교 간 경쟁체제 통해 가능"
["평준화 정책으로 교육제도와 교원 유인구조 경직돼"]
학교정보 공개, 교원평가 등의 학교간 경쟁체제로 공교육을 정상화 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영 한양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19일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2008 경제학 공동국제학술대회`에서 교육을 `산업`으로 규정하고 팽창하는 사교육 시장과 유학 엑소더스를 공교육 `산업`의 낮은 경쟁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교육 현장에서는 다양성과 수월성을 요구하는 변화된 수요가 많아졌으나 공교육이 이에 부응하지 못해 학부모와 학생의 공교육 만족도가 매우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공교육의 성과가 낮은 근본 원인은 교원의 양이나 질적인 측면, 낮은 재정 투입 때문이 아니라 관련제도 미비와 교원에게 제공되는 성과유인 부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평준화 정책은 경직된 교육체제와 교원 유인구조 약화를 가져온 주요인으로 지목됐다.
이 교수는 "평준화 정책으로 학교 간 경쟁이 사라지고 수요가 반영되지 않는 교육체제로 고착됐다"고 분석하며 △학교 정보공개 △교원평가 △학교선택권 확대 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교수는 이를 위해 "단위 학교 자율성 확대를 통해 교육성과를 개선할 것"을 제안했다. 학교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교과과정, 학교운영, 인사 등의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확대해 학교 간 경쟁력을 확보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우수 교원들이 보다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인사제도 실시와 실질적인 교원평가에 의한 폐쇄적인 교원 임용체제 타파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수학과 과학, 영어 등 일부 어려운 과목에 대한 이동식수업 확대와 외국인학교 설립 규제완화 등도 개선 제안에 포함됐다.
이 교수는 "다만 사학과 특수목적고, 자율학교 등의 지나친 확대는 과도한 학교간 서열화를 초래, 중등교육의 보편성 원칙에 위배될 수 있어 지양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대학교육 개선을 위해서는 △ 학자금 지원 확대 △ 대학의 학교 운영 및 학생 선발권 강화 △ 개별 연구자에 대한 지원 확대가 거론됐다.
학자금 지원 확대는 고등교육에서 기회의 형평성을 실현한다는 목적의 달성수단이 될 뿐 아니라 등록금 현실화를 가능케 해 학교의 구조조정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그는 "고등교육 시장에서도 전공과 수업 방식에 대한 다양성이 두드러지는 만큼 정부의 지원방식을 대학 단위가 아닌 학생과 연구자/연구팀 단위로 전환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경제자유구역, 제주특별자치도 등의 해외 교육기관 유치와 대학 퇴출 제도 시행도 개선안으로 제시됐다.
그는 "해외 우수 교육인력의 집단 거주지역 조성을 검토하고 미충원률, 취업률 추이 등의 정보를 공개하고 대학 간 합병, 인수 요인을 제공해 시장 내에서 한계 대학의 퇴출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상연기자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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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정상화
어떻게 돌아가는 것이 정상인지에 대한 논의부터 ....
생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