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July 2008

벗겨본 GMO<유전자변형 농산물> 속살

▲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캐나다 등 북미와 남미 국가들은 GMO(유전자변형 논상물) 재배에 적극적이다. 사진은 지난 3월 브라질의 캄포 베르데 지역에서 콩을 수확하는 장면. / 블룸버그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유전자 변형 농산물)가 세계 식량 위기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국제 곡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개도국 빈민(貧民)들의 생존을 위협함에 따라 GMO의 확대 여부를 놓고 세계적으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90년대 중반부터 본격 재배되기 시작한 GMO는 그 동안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괴물식품(frankenfood)'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전 세계에서 꾸준히 경작 지역과 생산량을 늘려왔다. GM 농작물로는 콩과 옥수수가 대표적인데, GM 콩의 경우 전 세계 콩 재배면적의 64%를 차지한다. 쌀과 밀도 유전자 변형 연구가 진행 중이다.
GMO는 병충해나 잡초에 강해 살충제나 제초제를 덜 뿌려도 잘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전통 농법보다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어 저개발국의 식량난을 해결하는 데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 친(親) GMO 진영의 주장이다.
GMO 품종을 개발하는 농업·화학 분야의 다국적 기업들은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하는 GMO 농사는 전통 농사법보다 유해 물질을 덜 쓰기 때문에 친(親)환경적이라는 이점도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이 GMO에 대해 갖는 불안과 거부감은 여전히 높다. 특히 환경단체를 주축으로 한 반대론자들은 "GMO가 인류 건강과 자연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것"이라며 GMO 생산과 유통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의 소비자들 역시 GMO 식품에 광범위하게 노출돼 있다. 지난 5월부터 유전자 변형 옥수수가 국내에 수입되기 시작했다. GMO를 둘러싼 주요 쟁점과 찬반 논쟁을 Weekly BIZ가 짚어보았다.

농산물 가격의 급등과 함께 GMO(유전자 변형 농산물) 논쟁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지만, 논쟁은 오늘도 평행선이다. 찬성론자들은 "GMO는 극빈층을 기아(饑餓)에서 구원해낼 가장 효과적인 수단일 뿐만 아니라 친환경 농업"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론자들은 "인류의 건강과 생태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반박한다. 찬성론 진영에는 해외 거대 농산물 회사, 그리고 미국과 일부 개도국, 그리고 많은 생명공학 과학자들이 포진해 있다. 반면 반대론 진영에는 환경단체를 비롯한 많은 시민단체와 소비자들이 있다. 대체 GMO가 무엇이기에 이처럼 찬반 양론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것일까. GMO에 관한 궁금증과 주요 쟁점을 문답으로 풀이해본다.























■GMO란 무엇인가?

유전자 변형 생명체(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를 줄인 말로 생명공학 기술(biotech)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유전적 특징을 바꾼 생물을 의미한다. 넓은 의미로는 동물도 포함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농산물을 지칭한다. 전통적인 농업 방식보다 비료나 제초제를 덜 쓰고도 수확량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라고 찬성론자들은 주장한다. 1996년 세계 최대의 유전자 농산물 회사인 미국 몬산토(Monsanto) 사가 유전자 변형 콩을 개발한 뒤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다.초기의 GMO는 병충해나 잡초 같은 생물학적 위협에 강한 유전자를 농산물 세포에 직접 주입하거나, 박테리아를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요즘은 고열(高熱)이나 냉해(冷害), 가뭄, 장마 같은 비(非) 생물학적 요인에 버틸 수 있는 유전자 등 복합 기능을 구현하는 2세대 GMO 품종이 개발되고 있다.


■무얼, 얼마나 재배하나?
GMO 보급을 위한 비영리단체인 '농업생명과학 응용을 위한 국제사업단(ISAAA)'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GMO 작물의 경작 면적은 1억1430만㏊에 달했다. ISAAA는 해마다 GMO 경작 면적이 1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미국의 경작 면적이 5770만㏊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캐나다, 인도, 중국 등도 재배 면적이 늘고 있다. 유럽 지역은 GMO에 대한 규제가 보다 엄격한 가운데 스페인이 GM(유전자 변형) 옥수수를 일부 재배하고, 프랑스·독일 등도 소규모로 경작하고 있다. 농작물별로는 GM 콩의 재배 면적이 5800만㏊로 가장 넓다. GM 콩은 전 세계 콩 재배 면적의 64%를 차지한다. 콩과 함께 옥수수(3600만㏊), 면화(1500만㏊), 카놀라(유채·500만ha)가 4대 GM 작물로 꼽힌다.

■생산성은 얼마나 높나?
GMO 회사인 바이엘크롭(Bayercrop)의 대외 관계 담당인 줄리언 리틀(Little)씨는 FT.com 사이트에서 "일반적으로 일반 작물에 비해 유전자변형 콩은 50%, 카놀라는 20%가량 생산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농산물 회사들은 잡초와 병충해 등에 보다 잘 견디는 유전자를 이용해 작물의 생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한다고 주장한다.하지만 환경 단체들은 농산물 회사의 발표를 신뢰하지 않는다. 영국의 시민단체들이 연합해 결성한 'GM 동결(GM Freeze)'이란 단체의 피트 라일리(Riley) 국장은 "미국 캔자스대학이 최근 3년간 연구한 결과 GM 작물의 생산성이 일반 작물보다 오히려 10% 낮게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GM 농법을 도입하지 않아도 현재 인류는 생존에 필요한 식량을 충분히 생산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수확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적절히 분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디에 쓰이나?
대표적 GM 농산물인 콩, 옥수수 등은 주로 가축의 사료로 쓰인다. 그러나 옥수수나 콩은 가공돼 식품 원료로도 사용된다. 우리나라도 지난 5월부터 GM 옥수수 수입을 허용했다. 이 물량은 옥수수 자체로 유통되지 않고 과자, 빵, 껌, 아이스크림, 음료수 등 단맛이 나는 가공식품에 재료로 사용된다. GM콩도 두부나 콩기름에 사용된다. 그러나 풀무원,웅진식품 등 일부 회사는 GMO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식품 재료에 3% 이상 GM 작물을 사용할 경우 이를 소비자가 알도록 표시해야 한다. 일본은 기준치가 5%로 규제가 약하다. 반면 유럽연합은 0.9%로 엄격하다.

■인체에 안전한가?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 정부기관은 GMO의 안전성 여부를 지속적으로 추적·분석하고 있다. 영국 레딩 대학의 짐 던웰(Dunwell) 교수는 FT.com이 마련한 GMO 관련 질의·응답 코너에서 "지난 10여 년 동안 수천만 명이 GMO를 섭취했지만, 심각한 안전성 문제가 발견된 적은 없다"며 "현재의 과학지식으로 볼 때 안전하다"고 주장했다.하지만 환경단체와 일반인의 의식은 이와 다르다. GMO 반대론자들은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GMO 식품을 먹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GMO의 안전성을 검증하려면 여러 세대를 거쳐야 하는데, 지난 10여 년간 유해성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해서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AFP통신은 유럽인 가운데 GMO 유통에 찬성하는 비율이 21%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에티오피아 등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은 아무리 기아가 심해도 GMO 식량은 원조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생태계에는 영향이 없나?
찬성론자들은 GMO가 살충제, 제초제 같은 농약과 비료 소비를 줄임으로써 환경 오염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농업용수를 덜 쓰게 돼 에너지 절감 효과도 있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옥수수를 재배할 때 질소 비료의 절반 정도는 흡수되지 않고 토양이나 하천에 흘러 들어가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현재 개발 중인 질소 흡수 효율이 높은 GM 작물은 온실가스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질소 산화물 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찬성론자들의 주장이다.그러나 반대론자들은 특정 작물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변형할 경우 지구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본다. 작물 자체의 성질이 크게 변할 수도 있고, 이를 섭취한 사람이나 동물에게도 장기적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모른다는 것이다.

■쌀과 밀은 GM 재배가 안되나?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은 이미 유전자 처리 쌀을 광범위하게 시험 경작 중이다. ISAAA의 제임스 회장은 "향후 5년 내에 가장 중요한 진전은 유전자 쌀의 도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밀은 유전자 변형이 어려워 향후 10년간은 상업화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유전자 변형 동물은?
동물의 유전자 조작에 대해서는 각국 정부의 규제와 사람들의 거부감이 농산물보다 훨씬 강하다. 일부 회사는 환경오염 물질을 덜 배출하는 돼지(enviropig)나 성장 속도가 빠른 연어(aquadvantage salmon) 등 동물 유전자 변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정부 당국이 GM동물에서 나온 우유나 고기의 안전성을 승인한다고 해도, 소비자가 이를 구매하도록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GMO를 주도하는 곳은?
GMO 기술을 중점 개발해온 미국 정부와 대형 농산물 업체들이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해 전 세계 1억1400만㏊의 GM 농작물 경작지 중 1억㏊가 미국의 몬산토가 개발한 작물을 재배했다. 몬산토의 올 1분기 순이익은 11억2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두 배가 넘는다. 유럽의 바이엘, 신젠타 등 화학·제약사들도 GMO 개발에 적극적이다. 글로벌 환경단체인 '지구의 벗'은"각국 정부는 GMO를 포기하고 농민과 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지속 가능한 농업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희섭 산업부 기자 firem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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