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종 인플루엔자(H1N1)가 이슈가 되고 있지요. 한국에서 백신(예방약)을 개발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하지만 인플루엔자는 지속적으로 변종이 나옵니다. 다가올 가을과 겨울을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인 재미 화학자로 세계에서 유일한 경구용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를 개발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김정은 길리어드 부사장이 신종 인플루엔자의 변화를 유의깊게 살펴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타미플루는 조류 인플루엔자 치료제로도 쓰이는 독감 치료약으로 신종 인플루엔자의 치료약으로도 쓰이고 있다. 길리어드는 자사가 개발한 타미플루를 다국적 제약회사인 로슈에 팔고 로열티를 받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아침, 미국 캘리포니아 포스터 시에 자리한 길리아드 본사 직원식당에서 만난 김정은 부사장은 “30분만 시간이 있다”며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신종 인플루엔자 때문에 사람이 많이 죽지는 않는 것 같다”면서도 “다만 곧 가을과 겨울이 오니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시기이고, 변종된 바이러스가 남미나 뉴질랜드 지역으로 확산될 경우의 위험성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그에 대한 대응책으로 역시 타미플루를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생산량이 부족해 치료용으로만 쓰이고 있는데, 하루에 타미플루를 한 알씩 먹는 것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늘 먹을 필요는 없지만 요즘 같은 시기에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타미플루를 치료약으로 적용할 경우 하루에 2알을 먹는다. 또 그는 “백신을 접종하는 방법도 있지만 면역력이 약한 어린아이나 노인의 경우 효과가 적고, 변종이 나오면 문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학교, 직장 등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서 환자가 발생할 경우, 주변사람들이 타미플루를 하루 한 알씩 먹는 것 만으로도 대규모 확산을 방지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비슷한 효과의 치료약은 나와있지만 주사를 맞거나, 호흡기로 들이마시는 형태여서 빠른 치료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 개발중인 치료제도 있지만 아직 임상실험이 끝나지 않았다. 리렌자 등 현재 시판 중인 다른 치료제는 주사를 맞아야 해서 급성질환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운 것이 단점이다.
김 부사장은 한국의 제약업계에도 조언을 던졌다. 그는 “타미플루가 성공한 이유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AIDS 치료제는 전 세계 회사가 앞다퉈 판매하고 있지만 우리 회사가 60%의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면서 “그것은 3가지의 복잡한 약을 합쳐 하루에 한알만 먹고도 효과가 가능한 유일한 약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부사장은 일본 도쿄대에서 석사과정까지 마친 뒤, 미국 오리건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브리스톨 마이어를 거쳐 1994년 길리어드로 자리를 옮겼다. 타미플루는 그가 길리어드로 자리를 옮긴 후 개발한 첫 연구성과다. 현재 타미플루는 미국 로쉬사에서 생산, 판매를 맡고 있으며 길리어드는 매출의 15% 정도를 로열티로 받고 있다.
미국 포스터 시 =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com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22 May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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