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January 2012

확률 적더라도 보상이 크면 선택…

고릴라도 현명한 선택을 하는데…

확률 적더라도 보상이 크면 선택…사람과 비슷한 판단능력

2012년 01월 04일

노란색 컵 한 개와 파란색 컵 네 개가 뒤집혀 있다. 노란색 컵 밑에는 1만원이 들어있고 파란색 컵 네 개 중 한 개에는 2만원의 현금이 있다. 단 한 번만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컵을 선택하겠는가?

1만원이나 2만원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안정적으로 1만원을 확실히 얻을 수 있는 노란색 컵을 선택한다.

그러나 4개의 파란색 컵 중 하나에 10만원이 있다면 어떨까. 안정적으로 1만원을 택하기 보다는 25%의 확률을 걸고 10만원이 들어있는 파란색 컵을 택할 것이다. ‘꽝’이 나올 확률도 높지만, 제대로 선택한다면 그에 따른 보상도 크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사용한 실험장비. 노란색에는 작은 바나나를, 파란색 접시에는 큰 바나나를 넣고 유인원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지켜봤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제공


이렇듯 더 큰 보상에 끌리는 것은 인간만의 성향일까.

최근 고릴라와 침팬지 등 ‘대형 유인원’을 대상으로 비슷한 실험을 한 결과 유인원도 인간과 같은 선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도 선택과 보상에 대해 인간처럼 판단을 한다는 말이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다니엘 후안 박사팀은 대형 유인원이 먹이를 선택 할 때 사람과 마찬가지로 보상이 클수록 위험한 선택을 한다고 미국 의학분야 권위지인 ‘플로스 원(PLoS ONE)’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고릴라 3마리, 침팬지 8마리, 보노보 5마리, 오랑우탄 6마리 등 대형 유인원 22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유인원에 두께가 약 5㎝인 바나나 조각과 이보다 조금 큰 바나나 조각을 보여준 뒤 5㎝의 바나나 조각은 노란색 접시에 두고 뒤집었다. 큰 바나나 조각은 4개의 파란색 접시 중 하나에 넣고 유인원이 어떤 것을 선택하는지 관찰했다.

실험에 참여한 유인원은 대부분 안정적으로 노란색 접시를 뒤집어 5㎝ 두께의 바나나를 선택했다. 파란색 접시에 있는 바나나가 조금 더 크지만 실패에 대한 보상이 노란색 접시에 있는 바나나에 비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5㎝ 두께의 바나나와 함께 파란색 접시에 넣을 바나나의 크기를 조금씩 크게 하며 실험을 반복했다. 그러자 많은 원숭이들이 파란색 접시를 뒤집기 시작했다. 실패에 따른 위험이 있지만 더 많은 바나나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1만원과 10만원의 실험 결과와 유사하다. 연구진은 침팬지와 오랑우탄이 고릴라나 보노보에 비해 파란색 접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유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후안 박사는 “다른 색의 접시에 놓는 바나나의 크기가 작으면 대부분 안정적인 노란색 접시를 택했지만 파란색 접시에 넣는 바나나의 크기가 커질수록 100%에 가까운 유인원이 실패를 무릅쓰더라도 파란색 접시를 택했다”며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유인원의 판단, 생각은 훨씬 복잡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원호섭 기자 won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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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제목이 좀 그렇다... ㅡㅡ

뭘 말하고 싶은지... 알맹이 보단 너무 극적으로만 만들려고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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